Middle River, Kangaroo Island, South Australia
야생에서 캥거루를 발견할 수 있는 장소
이 팁을 참고한다면 머지않아 호주를 상징하는 대표 동물을 눈앞에서 보게 될 겁니다.
글쓴이: 플뢰르 베인거(Fleur Bainger)
전국에 약 5천만 마리, 호주 인구의 두 배에 달하는 숫자가 말해 주듯 캥거루는 호주에서 어디를 가든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토종 동물입니다. '루(roo)'라는 애정 어린 별칭으로 불리는 이 통통 튀는 초식동물은 보통 한낮의 더위를 피해 숨어 있다가 새벽녘과 해질녘에 풀을 뜯기 위해 모습을 드러냅니다. 시간을 잘 맞춰 찾아 나선다면 꽤 많은 수의 무리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어디를 찾아봐야 할지 알려 드릴게요.
해변의 캥거루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모래의 감촉을 좋아하는 건 사람만이 아닙니다. 캥거루들도 몇몇 호주 해변에 나와 자주 일광욕을 즐깁니다. 그중에서 사진이 가장 잘 나온다고 알려진 명소는 단연 서호주 케이프 르 그랜드 국립공원(Cape Le Grand National Park)의 럭키 베이(Lucky Bay)입니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장소로는 뉴사우스웨일스 사우스 코스트의 무라마랑 국립공원(Murramarang National Park) 내 페블리 비치(Pebbly Beach)나 배링턴 코스트(Barrington Coast)의 크라우드 베이 국립공원(Crowdy Bay National Park) 내 다이아몬드 헤드 캠핑장(Diamond Head Campground)과 인접한 해변이 꼽힙니다. 퀸즐랜드에서는 캥거루의 친척이라 할 수 있는 몸집이 작고 귀여운 왈라비들이 해가 뜨고 질 때 케이프 힐스버러(Cape Hillsborough) 국립공원의 해변에 몰려듭니다.
섬의 캥거루
호주 본토에서만 캥거루가 발견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름에서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애들레이드(Adelaide)에서 비행기를 타면 금세 도착하고, 도시에서 남쪽으로 차를 타고 한 시간 반 이동해 케이프 저비스(Cape Jervis)에 도착한 뒤 페리로 갈아타고 45분 가면 나오는 캥거루 아일랜드(Kangaroo Island)에 수도 없이 많은 캥거루가 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곳에는 캥거루가 너무 많아서 해가 뜰 때와 해가 질 때 캥거루가 도로변에 풀을 뜯으러 나올 때에는 렌트 차량 운전이 전면 금지됩니다. 참고로 태즈메이니아의 마리아 아일랜드(Maria Island)에서 크기가 가장 크고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큰 유대류는 포리스터 캥거루입니다. 풀이 무성한 숲속과 삼림지대에서 이 캥거루들을 찾아보세요.
평원의 캥거루
아마도 캥거루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풀이 많은 평원과 탁 트인 공간일 겁니다. 도심에서 캥거루를 보고 싶다면 캔버라(Canberra)에 있는 호주 국립 보타닉 가든(Australian National Botanic Gardens)을 추천합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면 이스턴 그레이 캥거루가 나와 돌아다닙니다.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나마지 국립공원(Namadgi National Park) 도처에 수백 마리의 캥거루가 돌아다닙니다. 남호주 플린더스 산맥(Flinders Ranges)의 자연 경관은 5억 4천만 년의 역사를 품고 있고, 그 안에 붉은캥거루, 웨스턴 그레이 캥거루, 유로 캥거루를 포함하는 3종의 캥거루가 살고 있습니다. 서호주 남서부로 가면 펨버튼(Pemberton)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무숲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 옆에서 캥거루 무리가 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무 위의 캥거루
잘 알려지지 않은 퀸즐랜드의 나무 캥거루는 발견하기 까다로운 종입니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 목록에 등재된 데인트리 열대우림(Daintree Rainforest)의 녹음이 우거진 나무 꼭대기에 숨어 사는 이 캥거루는 두 개의 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흑갈색의 털과 매우 긴 꼬리 때문에 아주 큰 포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희귀한 야행성 동물은 낮 동안에 이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야간 야생동물 워크에 나서야 그나마 발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는 야생동물 해비타트 포트 더글러스(Wildlife Habitat Port Douglas)로 가면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포도밭의 캥거루
호주의 와인 산지를 방문하면 줄지어 있는 포도밭 사이로 캥거루를 발견하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닙니다. 서호주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만 해도 캥거루가 굉장히 많고, 뉴사우스웨일스의 헌터 밸리(Hunter Valley)에서 와인 투어에 참여하면 와인 시음과 더불어 캥거루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남호주의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와 호주 수도 특별구의 캔버라(Canberra) 포도밭 역시 비슷한 이유로 명소입니다.
골프 코스의 캥거루
유용한 정보
야생 캥거루를 만났다면 거리를 유지하고 절대 먹이를 주지 마세요. 호주 야생동물을 책임감 있게 체험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세요.
호주에서는 어떤 골프 코스를 가더라도 야생 캥거루를 볼 확률이 거의 100%입니다. 촉촉한 잔디밭의 풀을 뜯어 먹기 위해 그린을 찾고 그늘진 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거든요. 퀸즐랜드의 누사 골프 클럽(Noosa Golf Club), 빅토리아의 앵글시 골프 클럽(Anglesea Golf Club), 호주 수도 특별구의 페더럴 골프 클럽(Federal Golf Club) 모두 캥거루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뉴사우스웨일스의 경우 헌터 밸리 골프 앤 컨트리 클럽(Hunter Valley Golf & Country Club), 넬슨 베이 골프 클럽(Nelson Bay Golf Club) 같은 일부 골프 클럽에서 골프 카트를 타고 캥거루를 구경하는 투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